자존감 테스트: Difference between revis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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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름다움에 끌리는 인간의 본능 ===
=== 아름다움에 끌리는 인간의 본능 ===
우리가 아름다움에 끌리는 건 어느 정도 인간의 본능입니다. 흥미로운 실험 결과도 있습니다. 생후 몇 달밖에 안 된 아기에게 여러 사람의 얼굴 사진을 보여주었더니, 어른들이 “매력적이다”라고 평가한 얼굴을 더 오래 바라보았습니다.<ref>출처: Infant’s visual preferences for facial traits associated with adult attractiveness judgements: ''Data from eye‑tracking''. ''Infant Behavior & Development'', 2014;37:268‑275. Jack A.F. Griffey & Anthony C. Little. DOI: 10.1016/j.infbeh.2014.03.001</ref> 문화나 교육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은 아기조차 예쁜 얼굴을 선호한다니, 꽤 놀랍지 않나요?
우리가 아름다움에 끌리는 건 어느 정도 인간의 본능입니다. 흥미로운 실험 결과도 있습니다. 생후 몇 달밖에 안 된 아기에게 여러 사람의 얼굴 사진을 보여주었더니, 어른들이 “매력적이다”라고 평가한 얼굴을 더 오래 바라보았습니다.<ref>[https://pubmed.ncbi.nlm.nih.gov/24793735/ 논문]: Infant’s visual preferences for facial traits associated with adult attractiveness judgements: ''Data from eye‑tracking''. ''Infant Behavior & Development'', 2014;37:268‑275. Jack A.F. Griffey & Anthony C. Little. DOI: 10.1016/j.infbeh.2014.03.001</ref> 문화나 교육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은 아기조차 예쁜 얼굴을 선호한다니, 꽤 놀랍지 않나요?


일부 학자들은 매력적인 외모를 알아보는 능력이 인간에게 선천적으로 있다고 주장합니다. 진화심리학의 관점에서는 아름다운 얼굴이나 몸매가 건강하고 번식에 유리한 유전자의 신호이기 때문에, 인류가 본능적으로 아름다움을 추구하게 되었다고 봅니다.<ref>출처: Langlois J.H., Ritter J.M., Roggman L.A., Vaughn L.S. (1991). ''Facial diversity and infant preferences for attractive faces''. ''Developmental Psychology'', 27(1):79‑84.</ref> 많은 사람이 이 주장에 고개를 끄덕일 것입니다.
일부 학자들은 매력적인 외모를 알아보는 능력이 인간에게 선천적으로 있다고 주장합니다. 진화심리학의 관점에서는 아름다운 얼굴이나 몸매가 건강하고 번식에 유리한 유전자의 신호이기 때문에, 인류가 본능적으로 아름다움을 추구하게 되었다고 봅니다.<ref>[https://www.researchgate.net/publication/232605154_Facial_Diversity_and_Infant_Preferences_for_Attractive_Faces 논문]: Langlois J.H., Ritter J.M., Roggman L.A., Vaughn L.S. (1991). ''Facial diversity and infant preferences for attractive faces''. ''Developmental Psychology'', 27(1):79‑84.</ref> 많은 사람이 이 주장에 고개를 끄덕일 것입니다.


생각해보면, 현대 사회의 ‘아름다움 예찬’ 풍조도 결국 우리 뇌 깊은 곳에 자리한 본능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습니다. 그만큼 우리는 모두 예쁘고 멋진 것에 끌리는 마음을 가지고 태어납니다
생각해보면, 현대 사회의 ‘아름다움 예찬’ 풍조도 결국 우리 뇌 깊은 곳에 자리한 본능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습니다. 그만큼 우리는 모두 예쁘고 멋진 것에 끌리는 마음을 가지고 태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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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롭게도 이 주제에 대해서는 최근까지 뚜렷한 연구 결과가 없었습니다. 실제로 학계에서는 “예쁘고 잘생긴 사람이 남들보다 더 행복하게 사는가?”라는 물음이 의외로 제대로 연구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흥미롭게도 이 주제에 대해서는 최근까지 뚜렷한 연구 결과가 없었습니다. 실제로 학계에서는 “예쁘고 잘생긴 사람이 남들보다 더 행복하게 사는가?”라는 물음이 의외로 제대로 연구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궁금증을 풀기 위해 하버드대학교의 낸시 에트코프(Nancy Etcoff) 교수 연구팀이 흥미로운 장기 추적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에트코프 교수는 1957년 위스콘신주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10,137명의 삶을 무려 50년 동안 추적했습니다.<ref>출처: Gupta N.D., Etcoff N.L., Jæger M.M. (2016). ''Beauty in Mind: The Effects of Physical Attractiveness on Psychological Well‑Being and Distress''. ''Journal of Happiness Studies'', 17(3):1313–1325. DOI: 10.1007/s10902‑015‑9644‑6</ref>
이 궁금증을 풀기 위해 하버드대학교의 낸시 에트코프(Nancy Etcoff) 교수 연구팀이 흥미로운 장기 추적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에트코프 교수는 1957년 위스콘신주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10,137명의 삶을 무려 50년 동안 추적했습니다.<ref>[https://www.researchgate.net/publication/278682311_Beauty_in_Mind_The_Effects_of_Physical_Attractiveness_on_Psychological_Well-Being_and_Distress 논문]: Gupta N.D., Etcoff N.L., Jæger M.M. (2016). ''Beauty in Mind: The Effects of Physical Attractiveness on Psychological Well‑Being and Distress''. ''Journal of Happiness Studies'', 17(3):1313–1325. DOI: 10.1007/s10902‑015‑9644‑6</ref>


연구진은 졸업 당시 사진을 분석해 각 참가자의 ‘얼굴 점수’를 매기고, 중년 시기의 체질량지수(BMI)를 바탕으로 ‘몸매 점수’를 산출했습니다. 이후 이 두 가지 외모 지표를 참가자들의 중·노년기 행복감과 우울감 수준과 비교 분석했습니다. 과연 결과는 어땠을까요?
연구진은 졸업 당시 사진을 분석해 각 참가자의 ‘얼굴 점수’를 매기고, 중년 시기의 체질량지수(BMI)를 바탕으로 ‘몸매 점수’를 산출했습니다. 이후 이 두 가지 외모 지표를 참가자들의 중·노년기 행복감과 우울감 수준과 비교 분석했습니다. 과연 결과는 어땠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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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예쁜 얼굴(+5%p)이나 늘씬한 몸매(+7%p)가 가져오는 행복 상승 효과는 학력, 건강, 경제력 못지않게 크게 나타났습니다. 꽤 놀랍지 않나요? 에트코프 교수 역시 “다른 조건들을 모두 통제하고, 오직 외모와 체형만 봤는데도 이런 결과가 나와 놀랐다”고 밝혔습니다.
즉, 예쁜 얼굴(+5%p)이나 늘씬한 몸매(+7%p)가 가져오는 행복 상승 효과는 학력, 건강, 경제력 못지않게 크게 나타났습니다. 꽤 놀랍지 않나요? 에트코프 교수 역시 “다른 조건들을 모두 통제하고, 오직 외모와 체형만 봤는데도 이런 결과가 나와 놀랐다”고 밝혔습니다.


그렇다면 왜 예쁘고 잘생긴 사람들은 더 행복할까요? 에트코프 교수는 이 현상을 ‘외모의 후광 효과(Halo Effect)’로 설명합니다.<ref>출처: Eagly A.H., Ashmore R.D., Makhijani M.G., Longo L.C. (1991). ''What is beautiful is good, but...: A meta‑analytic review of research on the physical attractiveness stereotype''. ''Psychological Bulletin'', 110(1):109‑128.</ref> 후광 효과란 어떤 사람의 한 가지 뛰어난 특성이 그 사람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말합니다.
그렇다면 왜 예쁘고 잘생긴 사람들은 더 행복할까요? 에트코프 교수는 이 현상을 ‘외모의 후광 효과(Halo Effect)’로 설명합니다.<ref>[https://www.researchgate.net/publication/232523491_What_is_beautiful_is_good_but_A_meta-analytic_review_of_research_on_the_physical_attractiveness_stereotype 논문]: Eagly A.H., Ashmore R.D., Makhijani M.G., Longo L.C. (1991). ''What is beautiful is good, but...: A meta‑analytic review of research on the physical attractiveness stereotype''. ''Psychological Bulletin'', 110(1):109‑128.</ref> 후광 효과란 어떤 사람의 한 가지 뛰어난 특성이 그 사람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겉모습이 뛰어나면 사람들은 “저 사람은 능력도 있고, 성격도 좋을 거야”라고 자동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아름다운 외모는 다양한 사회적 혜택으로 이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많습니다.
쉽게 말해, 겉모습이 뛰어나면 사람들은 “저 사람은 능력도 있고, 성격도 좋을 거야”라고 자동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아름다운 외모는 다양한 사회적 혜택으로 이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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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 연구가 보여주는 핵심은, 주변 사람들로부터 ‘좋은 사람’으로 인식되는 사람이 더 행복하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외모는 타인의 호감을 얻는 여러 요소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는 점도 드러났습니다.
결국 이 연구가 보여주는 핵심은, 주변 사람들로부터 ‘좋은 사람’으로 인식되는 사람이 더 행복하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외모는 타인의 호감을 얻는 여러 요소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는 점도 드러났습니다.


실제로 겉보기엔 완벽해 보이는 슈퍼모델들이 정작 행복하지 않다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한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패션모델들은 일반인보다 삶에 대한 만족도가 오히려 낮게 나타났습니다.<ref>출처: Björn Meyer, Maria K. Enström, Mona Harstveit, et al. ''Happiness and despair on the catwalk: Need satisfaction, well‑being, and personality adjustment among fashion models''. The Journal of Positive Psychology. 2007;2(1):2–17.</ref> 즉, 매우 매력적인 외모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모델들은 평균보다 더 행복하지 않았고, 만족도는 오히려 낮았습니다.
실제로 겉보기엔 완벽해 보이는 슈퍼모델들이 정작 행복하지 않다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한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패션모델들은 일반인보다 삶에 대한 만족도가 오히려 낮게 나타났습니다.<ref>[https://www.researchgate.net/publication/230777627_Happiness_and_despair_on_the_catwalk_Need_satisfaction_well-being_and_personality_adjustment_among_fashion_models 논문]: Björn Meyer, Maria K. Enström, Mona Harstveit, et al. ''Happiness and despair on the catwalk: Need satisfaction, well‑being, and personality adjustment among fashion models''. The Journal of Positive Psychology. 2007;2(1):2–17.</ref> 즉, 매우 매력적인 외모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모델들은 평균보다 더 행복하지 않았고, 만족도는 오히려 낮았습니다.


이들의 화려한 외모 뒤에는 친밀한 인간관계의 결핍이나 자신에 대한 불만족이 자리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진정한 행복의 열쇠가 겉모습이 아니라 다른 곳에 있음을 보여주는 방증일 것입니다.
이들의 화려한 외모 뒤에는 친밀한 인간관계의 결핍이나 자신에 대한 불만족이 자리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진정한 행복의 열쇠가 겉모습이 아니라 다른 곳에 있음을 보여주는 방증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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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치들은 아름다운 외모가 없어도 누구나 키워갈 수 있는 보물입니다. 좋은 친구를 만나고, 가족과 따뜻한 시간을 보내며, 내 자신을 온전히 사랑하는 일은 예쁜 얼굴이 없어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니까요.
이런 가치들은 아름다운 외모가 없어도 누구나 키워갈 수 있는 보물입니다. 좋은 친구를 만나고, 가족과 따뜻한 시간을 보내며, 내 자신을 온전히 사랑하는 일은 예쁜 얼굴이 없어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니까요.


자, 그렇다면 지금 여러분은 자신에게 얼마나 만족하고 있나요? 내 자존감 수준이 궁금하다면, 잠시 시간을 내어 로젠버그 자존감 척도(Rosenberg Self-Esteem Scale)를 간단히 테스트해 보세요.<ref>출처: Rosenberg M. (1965). ''Society and the Adolescent Self‑Image''. Princeton University Press.</ref>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점검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자, 그렇다면 지금 여러분은 자신에게 얼마나 만족하고 있나요? 내 자존감 수준이 궁금하다면, 잠시 시간을 내어 로젠버그 자존감 척도(Rosenberg Self-Esteem Scale)를 간단히 테스트해 보세요.<ref>[https://www.jstor.org/stable/j.ctt183pjjh 저서]: Rosenberg M. (1965). ''Society and the Adolescent Self‑Image''. Princeton University Press.</ref>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점검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 참고 자료 ==
== 참고 자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