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감 테스트: Difference between revis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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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의 글 == | == 작가의 글 == | ||
=== 누구나 아름다움을 추구한다 === | |||
거울을 볼 때마다 “조금 더 예뻐졌으면, 좀 더 멋져졌으면…” 하고 생각해 본 적 있으신가요? 누구나 마음속에 아름다워지고 싶은 욕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외모를 가꾸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입니다. | |||
심리학에서 말하는 ‘자존감(自尊感)’은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뜻합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자존감은 외모에 큰 영향을 받는다고 합니다. 자신의 겉모습에 만족하지 못하면, 자신을 대하는 태도도 위축되기 쉽습니다. | |||
실제로 주변을 보면 더 아름다워지기 위해 성형외과를 찾는 일이 흔해졌습니다. 몇 년 전에는 수천만 원대 성형 시술을 무료로 제공하는 메이크오버 TV 프로그램이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아름다움’은 이제 많은 이들이 꿈꾸는 하나의 로망이 되었습니다. | |||
그렇다면 정말 예뻐지고 잘생겨지면, 우리는 더 행복해질 수 있을까요? 아름다운 외모가 과연 우리 삶의 행복을 여는 열쇠일까요? 문득, 진짜 궁금해지지 않나요? | |||
=== 아름다움에 끌리는 인간의 본능 === | |||
우리가 아름다움에 끌리는 건 어느 정도 인간의 본능입니다. 흥미로운 실험 결과도 있습니다. 생후 몇 달밖에 안 된 아기에게 여러 사람의 얼굴 사진을 보여주었더니, 어른들이 “매력적이다”라고 평가한 얼굴을 더 오래 바라보았습니다. 문화나 교육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은 아기조차 예쁜 얼굴을 선호한다니, 꽤 놀랍지 않나요? | |||
일부 학자들은 매력적인 외모를 알아보는 능력이 인간에게 선천적으로 있다고 주장합니다. 진화심리학의 관점에서는 아름다운 얼굴이나 몸매가 건강하고 번식에 유리한 유전자의 신호이기 때문에, 인류가 본능적으로 아름다움을 추구하게 되었다고 봅니다. 많은 사람이 이 주장에 고개를 끄덕일 것입니다. | |||
생각해보면, 현대 사회의 ‘아름다움 예찬’ 풍조도 결국 우리 뇌 깊은 곳에 자리한 본능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습니다. 그만큼 우리는 모두 예쁘고 멋진 것에 끌리는 마음을 가지고 태어납니다 | |||
=== 외모가 가져오는 후광 효과 === | |||
그렇다면 신체적인 아름다움이 정말 우리의 행복에 영향을 줄까요? 앞서 본 아기들의 사례는 본능적인 끌림을 보여주지만, “예쁜 사람들이 실제로 더 행복할까?”라는 질문은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 |||
흥미롭게도 이 주제에 대해서는 최근까지 뚜렷한 연구 결과가 없었습니다. 실제로 한 연구팀은 “예쁘고 잘생긴 사람이 남들보다 더 행복하게 사는가?”라는 물음이 의외로 제대로 연구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 |||
이 궁금증을 풀기 위해 하버드대학교의 낸시 에트코프(Nancy Etcoff) 교수 연구팀이 흥미로운 장기 추적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에트코프 교수는 1957년 위스콘신주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10,137명의 삶을 무려 50년 동안 추적했습니다. | |||
연구진은 졸업 당시 사진을 분석해 각 참가자의 ‘얼굴 점수’를 매기고, 중년 시기의 체질량지수(BMI)를 바탕으로 ‘몸매 점수’를 산출했습니다. 이후 이 두 가지 외모 지표를 참가자들의 중·노년기 행복감과 우울감 수준과 비교 분석했습니다. 과연 결과는 어땠을까요? | |||
놀랍게도, 고등학생 시절 외모가 뛰어났던 사람들은 50년이 지난 뒤에도 다른 사람들보다 약 5.5% 더 높은 행복도를 보였습니다. 젊을 때 날씬했던 사람들 역시 행복도가 약 7.4% 더 높게 나타났습니다. | |||
언뜻 보면 5~7%포인트의 차이가 크지 않아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함께 조사된 다른 요인들과 비교해 보면, 이 수치가 얼마나 의미 있는지 실감할 수 있습니다. | |||
높은 학력: 행복도 약 4.6% 상승 | |||
건강함: 행복도 약 4.0% 상승 | |||
고소득: 행복도 약 3.1% 상승 | |||
즉, 예쁜 얼굴(+5%p)이나 늘씬한 몸매(+7%p)가 가져오는 행복 상승 효과는 학력, 건강, 경제력 못지않게 크게 나타났습니다. 꽤 놀랍지 않나요? 에트코프 교수 역시 “다른 조건들을 모두 통제하고, 오직 외모와 체형만 봤는데도 이런 결과가 나와 놀랐다”고 밝혔습니다. | |||
그렇다면 왜 예쁘고 잘생긴 사람들은 더 행복할까요? 에트코프 교수는 이 현상을 ‘외모의 후광 효과(Halo Effect)’로 설명합니다. 후광 효과란 어떤 사람의 한 가지 뛰어난 특성이 그 사람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말합니다. | |||
쉽게 말해, 겉모습이 뛰어나면 사람들은 “저 사람은 능력도 있고, 성격도 좋을 거야”라고 자동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아름다운 외모는 다양한 사회적 혜택으로 이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많습니다. | |||
예쁘고 잘생긴 사람은 더 능력 있어 보이고, 취업도 잘 되며, 승진이 빠르고 수입이 높으며 연애도 활발하다는 보고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긍정적 편견 덕분에 매력적인 사람들은 사회적으로 더 호의적인 평가를 자주 받고, 그만큼 자신감과 만족감을 얻기 쉬워집니다. | |||
에트코프 교수는 “잘생긴 얼굴이나 날씬한 체형을 가진 사람들은 주변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자주 받기 때문에 자기만족도와 자존감이 높다”고 말합니다. 또한 “인생의 행복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인간관계인데, 외모가 뛰어난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기가 상대적으로 더 쉬워 이런 결과가 나타난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 |||
요컨대 외모 그 자체가 행복을 직접 가져다주는 것은 아닙니다. 외모 덕분에 타인의 호감과 긍정적인 관계를 얻고, 그 관계가 결국 행복으로 이어졌다는 뜻입니다. 다른 사람 눈에 ‘참 괜찮은 사람’으로 보이는 순간, 우리는 신뢰와 호감을 얻게 되고, 그 감정이 삶을 더 윤택하게 만들어줍니다. | |||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우리 역시 누군가에게 “첫인상부터 호감이 간다”거나 “멋져 보인다”는 말을 들으면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아지고, 자신감이 생기잖아요. 그런 칭찬과 관심 속에서 살아온 세월이 결국 더 큰 행복으로 이어졌던 것입니다. | |||
=== 행복한 삶의 진짜 주인공은 무엇일까? === | |||
결국 이 연구가 보여주는 핵심은, 주변 사람들로부터 ‘좋은 사람’으로 인식되는 사람이 더 행복하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외모는 타인의 호감을 얻는 여러 요소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는 점도 드러났습니다. | |||
실제로 겉보기엔 완벽해 보이는 슈퍼모델들이 정작 행복하지 않다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한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패션모델들은 일반인보다 삶에 대한 만족도가 오히려 낮게 나타났습니다. 즉, 매우 매력적인 외모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모델들은 평균보다 더 행복하지 않았고, 만족도는 오히려 낮았습니다. | |||
이들의 화려한 외모 뒤에는 친밀한 인간관계의 결핍이나 자신에 대한 불만족이 자리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진정한 행복의 열쇠가 겉모습이 아니라 다른 곳에 있음을 보여주는 방증일 것입니다. | |||
결국 중요한 건 거울 속 겉모습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이 느끼는 나의 모습 아닐까요? 외모지상주의가 팽배한 사회일지라도, 우리에게 진짜 행복을 안겨주는 건 좋은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느끼는 가치감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건강한 자존감의 뿌리가 됩니다. | |||
이런 가치들은 아름다운 외모가 없어도 누구나 키워갈 수 있는 보물입니다. 좋은 친구를 만나고, 가족과 따뜻한 시간을 보내며, 내 자신을 온전히 사랑하는 일은 예쁜 얼굴이 없어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니까요. | |||
자, 그렇다면 지금 여러분은 자신에게 얼마나 만족하고 있나요? 내 자존감 수준이 궁금하다면, 잠시 시간을 내어 로젠버그 자존감 척도(Rosenberg Self-Esteem Scale)를 간단히 테스트해 보세요.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점검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